춘천 ‘빛 테마파크’ 조성 사실상 OFF… 직원들도 떠나
입력 2013-12-06 02:34
5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옛 미군부대인 캠프페이지는 ‘빛 테마파크 조성 공사’가 한창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적막감만 맴돌았다. 사업부지 끝에서 바라본 16만5000㎡의 드넓은 터에는 뼈대만 앙상한 2개의 기초 구조물만이 눈에 들어왔다. 부지 중심을 가로지르는 메타세쿼이아와 회양목 등 조경수만 눈에 보일뿐 등(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시와 민간업체가 캠프페이지에 연내에 조성키로 한 ‘빛 테마파크 사업’이 폐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캠프페이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춘천월드라이트 파크 공사’다. 시와 조명 관련 전문기업인 ㈜지앤뷰, 중국 쓰촨성 자공등무유한공사는 지난 5월 월드라이트파크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 시가 올해부터 2016년까지 사업 부지를 민간사업자 측에 제공하고, 사업자는 150억원을 투자해 등(燈)과 루미나리에 등으로 빛 테마 파크를 조성한 뒤 지난 9월 중순부터 운영에 들어간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사업자 측은 당초 계획과는 달리 개장시기를 9월에서 10월, 12월 12일로 연거푸 연기했다. 더욱이 12일이 시와 약속한 준공기한이지만 이렇다할 진척이 없어 개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공사 진행을 맡기로 한 200여명의 중국 기술진이 입국하기는커녕 지난달 중순쯤 먼저 입국한 중국회사의 팀장급 직원 4명도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자 지난달 말 되돌아 간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사업을 지속 추진할 만한 믿을 수 있는 근거자료가 없으면 원상복구 명령을 내릴 방침”이라면서 “현재 진행된 공사가 별로 없기 때문에 사업자에게 받아 놓은 1억5000만원의 원상복구 예치금으로 원상복구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춘천=글·사진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