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새누리 2014년 지방선거 ‘수도권 드림팀’ 띄우나
입력 2013-12-06 03:03
새누리당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경기도지사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총리가 빠진 경선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를 뽑는다면 정몽준 의원이 유력한 상황이다.
여권은 ‘정몽준 서울·김황식 경기’라는 드림팀이 성사된다면 수도권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 전체 판을 흔들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선거 출마 여부도 확실치 않은 김 전 총리를 경기도지사 후보로 영입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가 새누리당 구상의 최대 변수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5일 “정 의원이나 김 전 총리 모두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라며 “인물난 속에 어느 한 사람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분리 출마 카드가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두 사람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당의 요구로 울산 지역구를 버리고 서울(동작을)로 온 정 의원을 다시 경기도로 보낼 명분이 없어 김 전 지사의 경기도지사 출마가 검토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경기도도 서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김 전 총리 같은 강한 후보가 필요하다”면서 “다선(7선)에 최고경영자(CEO) 이미지가 강한 정 의원과 판사 출신에 행정가로 성공한 김 전 총리는 서로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는 완벽한 상호보완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김 카드’가 여권의 희망사항에 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 전 총리가 정치권과 거리를 두며 지방선거 출마를 고사할 수 있다.
여권은 김 전 총리를 설득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지사 후보는 사실상 추대 형식으로 김 전 총리를 영입하는 방안이 우선 논의된다.
하지만 당심(黨心)이 정 의원과 김 전 총리에게 기울었다고 주장하는 당내 서울시장·경기도지사 후보군들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정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해 결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우리 당에도 좋은 서울시장 후보들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어 “다만 내년 지방선거가 매우 중요한 선거”라면서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전 총리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이전에 말한 기존 입장(생각해본 적 없다)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고 답했다.
정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민주당이 ‘부자 대 서민’, ‘재벌 대 평민’ 슬로건을 내세울 게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여권은 ‘글로벌시티 서울’ 대 ‘낡은 서울’의 대결구도로 선거판을 바꾸겠다는 전략까지 구상하고 있다.
주식 문제도 풀어야 한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 의원의 재산은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드는 상황이 오면 공직자의 주식을 심사하는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에 심사를 맡기고 그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주식이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유학 시절 존스홉킨스대 선배였던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재산(310억 달러·약 33조원)이 엄청난데, 뉴욕시장을 하면서 재산이나 주식이 문제가 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