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재건축 아파트 ‘힐스테이트위브’ 미분양 후폭풍… 입주민 노숙 위기
입력 2013-12-06 01:36 수정 2013-12-06 10:24
시공사-조합 손실책임 싸움
부산 최고의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중동 해운대 달맞이언덕에 재건축 중인 ‘힐스테이트위브’ 아파트의 시공사와 조합이 공사대금을 놓고 싸우는 바람에 입주예정자들이 ‘노숙자’로 전락할 위기에 몰렸다.
5일 부산시와 해운대구, 입주민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달맞이언덕의 옛 AID 아파트를 재건축 중인 H건설과 D건설은 51층짜리 21개 동에 108∼241㎡ 규모의 힐스테이트위브 아파트 2369가구를 2009년 착공, 지난달 말 완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7600여억원에 달하는 공사대금을 놓고 시공사와 조합이 갈등을 빚으면서 준공이 지연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입주를 준비하던 분양계약자들은 준공은 물론 입주예정일조차 불투명해지자 인근 원룸과 모텔 등에 짐을 옮겨 놓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은 일반분양이 9%에 그치고 미분양 물량 분양가 규모가 4700억원에 달해 빚어졌다.
전체 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은 534가구인데 전용면적 165㎡ 이상인 489가구(91.6%)가 미분양 됐다. 특히 233∼241㎡ 규모인 펜트하우스 8가구는 분양 자체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 같은 미분양 사태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분양가가 3㎡당 1350만∼3200만원으로 인근 지역보다 높게 책정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합 측은 시공계약서상 시공사가 미분양에 따른 손실 전체를 책임지는 ‘확정지분제’를 주장하는 반면 시공사는 조합이 손실 일부를 책임지는 ‘도급제’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이에 입주예정자들은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시공사와 조합이 당초 합의한 시공계약에 따라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하며 공사현장에서 집회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비대위는 청와대와 국민권익위원회, 부산시, 해운대구 등을 찾아 사태해결을 촉구할 계획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예정대로 입주를 진행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조합 측과 대화를 통해 입주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