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美 회복세가 악재로… 코스피 닷새째 하락
입력 2013-12-06 02:31
외국인 매도세에 코스피지수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미국 경기의 호조세가 우리 주식시장에는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3포인트(0.1%) 내린 1984.77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1970 초반까지 무너졌지만 장 막판 개인·기관투자가가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낙폭을 줄였다.
주가 하락은 역시 외국인이 이끌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무려 3202억원어치 주식을 내던졌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576억원, 567억원가량 주식을 사면서 방어전을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이 발을 빼는 것은 갈수록 미국 경기지표가 전망보다 훨씬 더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발표된 10월 주요 경제지표는 대부분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번 주에 나온 11월 제조업지수도 전월치와 시장예상치보다 크게 높았다. 현재와 같은 흐름이라면 미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 3.0%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미국 경기 개선이 국내 증시에는 호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경기회복에 따라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는 투자자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 역시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사이클을 감안하면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가오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 회복이) 양적완화 축소 명분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대다수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전기가스, 보험, 운수창고가 1% 넘게 떨어졌다. 금융, 종이목재, 비금속광물, 운수장비, 통신 등도 소폭 내렸다. 반면 화학, 의료정밀, 철강금속, 기계는 다소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였다. 한국전력이 2.37%, SK하이닉스가 1.58%, 삼성생명이 1.39% 빠지는 등 1%가 넘는 하락폭을 보였다. LG화학, 포스코, 삼성전자, 네이버 등은 소폭 뛰었다.
최근 부동산 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9거래일 연속 급등했던 롯데관광개발은 차익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롯데관광개발은 14.6% 하락한 9650원에 마감했다. 반면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 대성산업은 7.72%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04포인트(0.01%) 오른 506.32에 마감했다. 비트코인을 아직 화폐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소식에 관련 테마주인 SK컴즈는 3.1% 내려갔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