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문화 인류무형유산 등재] 김치의 역사와 문화사적 가치

입력 2013-12-06 01:34

우리나라 김치의 역사는 삼국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도다이사에 소장돼 있는 ‘신라촌락문서(新羅村落文書)’와 ‘연희식(延喜食)’ 등 기록에 따르면 삼국시대 이전인 상고시대부터 김치를 먹었을 것으로 전해진다. 삼국시대에는 여러 가지 채소를 소금이나, 장, 술지게미, 식초 등에 절이는 방법으로 김치를 만들어 먹었다.

고려시대에는 오이 미나리 부추 갓 등을 배추에 함께 넣은 김치와 물김치가 등장했다. 파 마늘 생강을 사용한 양념형 김치도 만들어졌다.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는 “순무를 장에 넣으면 삼하(三夏·여름 3개월)에 더욱 좋고, 청염(淸鹽·소금물)에 절여 구동지(九冬至·겨울 3개월)에 대비한다”라고 기록돼 있어 이때부터 김장이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김치에 들어가는 부재료가 다양해지면서 여러 종류의 김치 담그는 방법이 개발됐다. 임진왜란 이후 일본을 통해 고추가 유입되면서 매운맛과 붉은색을 띤 김치가 자리 잡았다. 고추의 매운맛과 향으로 생선의 비린 맛을 줄일 수 있기에 젓갈을 김치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김치는 식물성과 동물성 재료가 혼합된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채소 발효음식으로 발달하게 됐다.

이번에 김치와 김장문화 등재 신청서를 작성한 박상미(50·문화재위원)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는 “김장문화는 오래전부터 이웃들과 정을 나누고 소통을 하는 화합의 장으로 이용됐다”며 “김장문화라는 공동체 삶의 방식, 한국사회의 정체성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정과 나눔의 문화를 유네스코가 인정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교수는 “김치 자체의 우수성을 자랑하고 싶은 국민 정서와 인류문화의 상대성·보편성을 중시하는 유네스코 사이에 다소의 인식차이는 있겠지만 집집마다 다양한 손맛의 김장을 한다는 것이 음식 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우리 국민들이 알게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유산은 자국 문화유산의 우월성보다는 전체 인류사회의 문화적 창의성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목록을 올리게 돼 있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