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권력지형 변화] “장성택 측근 숙청, 국방위 서기실 주도”
입력 2013-12-06 02:47
장성택(67)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측근에 대한 숙청작업은 국방위 소속 서기실이 주도했으며 숙청 대상자들은 30∼40명에 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북한문제에 정통한 정부의 한 소식통은 5일 “장 부위원장의 측근 처형과 숙청은 서기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집권한 뒤 서기실의 기능이 대폭 강화돼 그의 주요 정책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김창선이 이끄는 서기실이 사실상 북한의 인사와 행정 등 모든 것을 관장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기실은 ‘김정은 서기실’이라고 불릴 만큼 권한이 강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김 위원장에게 올라가는 서류들을 점검하고, 현지지도 및 군부대 방문 등과 같은 일정을 짜는 일을 해왔으나 최근 북한사회 엘리트들에 대한 감찰기능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공개 처형된 이용하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을 포함해 친인척 등 30∼40명을 숙청 대상으로 추정했다.
장 부위원장의 조카인 장용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 가족 일행이 이날 오전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공항에서 고려항공 JS-156편으로 북한으로 돌아갔으며, 누나인 장계순 일가족도 베이징 공항에서 고려항공 JS-252편으로 북한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위원장은 현재 가택연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히 실각한 것인지 최종 확인은 오는 17일 김 위원장 사망 2주기 행사 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제1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양강도 삼지연 백두산 지역에서 장 부위원장 실각과 관련해 대책회의를 열고, 다음 날 장 부위원장이 맡고 있는 8개 직위를 모두 박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 제1위원장이 장 부위원장 측근을 공개처형한 후 핵심 측근들과 함께 삼지연에서 장 부위원장의 실각으로 인한 업무 공백을 메우고, 권한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등을 논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ey Word-서기실
우리의 청와대 비서실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당초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노동당 산하에 있었지만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집권 후 국방위로 조직이 이관됐다. 서기실은 김 제1위원장의 의전 수행뿐 아니라 북한의 정치·군사·경제 등을 총 망라해 분야별로 분석하고 김 제1위원장에게 이를 직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모규엽 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