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은혜교회, 성금 3153만원 전달… “위안부 할머니들 메리 크리스마스”
입력 2013-12-06 01:48
나눔 실천으로 올 겨울을 훈훈하게 보내는 크리스천들이 있다.
서울 낙성대동 큰은혜교회 이규호(사진 왼쪽) 목사와 성도 30여명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성산동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위치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찾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성금 3153만원과 성도 5000여명이 참여한 서명부를 전달했다.
교회는 지난 10월 27일부터 직접 제작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위한 사랑의 저금통’을 성도들에게 나눠주고 모금 캠페인을 벌였다. 또 교회 로비에서 정대협이 벌이는 ‘위안부할머니 문제해결을 위한 세계 1억인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교회학교 여섯 살 어린이는 용돈을 한푼 두푼 모은 돼지저금통을 들고 왔다. 21세 여대생은 부모님 생신선물을 사 드리기 위해 모았던 돈을 냈다. 50대 여 성도는 남편의 환갑잔치를 위해 모은 돈을 기꺼이 쾌척하는 등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보탰다.
이규호 목사는 “시대적인 사명과 이웃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는 사역을 위해 고민하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가슴 아픈 사연을 떠올리게 됐고 정대협을 통해 할머니들을 도울 방법을 논의하면서 전달식이 마련했다”고 밝혔다.
전달식에는 위안부피해자인 길원옥(86)할머니도 함께 했다. 길 할머니는 “어디서나 어렵다고들 하는데도, 이렇게 많은 교회 분들이 도와주셔서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길 할머니는 이날 방문한 학생들에게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고 나라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교회 권사인 길 할머니는 13살 때 평양에서 중국으로 끌려가 해방 후인 18살에 인천으로 돌아왔다. 홀로 살다 고아원에 있던 사내아이를 데려다 키웠고 이후 아들은 감신대를 졸업하고 현재 부천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길 할머니는 북한주민 돕기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