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배우로 자리매김한 JYJ 김준수… 故 김광석 노래 엮은 ‘디셈버’로 무대 오른다

입력 2013-12-06 01:41


그룹 JYJ의 멤버 김준수(26). 그는 2010년 ‘모차르트’ 한 편으로 뮤지컬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뮤지컬 전문배우 못지않은 탁월한 노래실력은 물론 관객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카리스마까지. 그는 이후 ‘엘리사벳’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초고속 매진을 기록하며 우리나라 최고의 뮤지컬배우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준수가 오는 16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디셈버’를 통해 또 한 번의 변신을 꾀한다.

고(故) 김광석(1964∼1996)의 노래로 만든 이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은 지욱. 1992년 첫사랑에 빠진 대학생부터 20년 후 추억을 회상하는 40대까지 연기해야 한다.

5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공연이 임박한 요즘은 하루에 8시간씩 연습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작품을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김광석 선배님의 미발표곡은 요즘 가요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세련됐고 가사도 너무 좋다. 원작자의 감정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셈버’는 그동안 연극과 영화에서 주로 활약해온 장진(42) 감독의 첫 뮤지컬 작품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연극적인 요소가 많아 일단 대사가 무척 많고요. 장진 감독님 특유의 개그 요소도 곳곳에 숨어있어요. 노래는 멋있게 깔끔하게 부르기보다 음정이 안 맞더라도 감정이 잘 표현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를 많이 배우고 있어요.”

그는 이번 뮤지컬에서 부르는 노래를 모아 스페셜 앨범도 발매할 예정이다. 뮤지컬과는 완전히 새로운 편곡이다. “극중 절정에 치닫는 부분에 나오는 곡들을 앨범에선 오히려 담백하게 불렀어요. 가장 큰 의미는 김광석 선배님의 유작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뮤지컬계에서 실력을 다져온 배우들에 비해 가수로서의 인기를 업고 빠른 성공을 거둔 김준수에게 쏟아지는 시샘이 많은 것도 사실. 하지만 그는 “관객 분들이 티켓 값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하자. 딱 그 생각만 한다”고 전했다.

“첫 작품 ‘모차르트’가 너무 좋아 얼떨결에 뮤지컬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 후 뮤지컬과 사랑에 빠졌죠. 지금까지 해온 작품 수에 비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저도 신기하고 한편 부담도 느껴요.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다 보면 편견도 바뀌지 않을까요?”

탐나는 작품으론 ‘스위니 토드’ ‘맨 오브 라만차’ ‘지킬 앤 하이드’와 함께 ‘헤드윅’을 꼽았다. “다리가 예뻐서 여장을 해도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가수 활동하면서 퍼포먼스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춤이 들어간 작품은 더 자신 있어요.(웃음).”

그러면서도 “‘천국의 눈물’부터 ‘디셈버’까지 이어지고 있는 창작뮤지컬에 대한 애정도 끝까지 지켜가겠다”며 “연말 라이선스 대작 뮤지컬이 많이 올라오지만 ‘디셈버’를 통해 창작극만이 줄 수 있는 정서적 교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 인기가 영원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해요. 지금까지 받은 사랑도 예상보다 오래간다고 생각하는 걸요. 제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깔끔하게 가수 활동은 접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웃음). 뮤지컬은 조금 달라요. 목소리가 나오는 한 계속 해보고 싶어요. 뮤지컬을 하면서 느끼는 작은 행복이 오래 갔으면 좋겠습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