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과학이 설명하는 4할 타자가 사라진 이유

입력 2013-12-06 01:45


플라밍고의 미소/스티븐 제이 굴드(현암사·2만8000원)

저자는 고생물학자이자 지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에세이로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했던 인물이다. 1974년부터 2001년까지 미국 자연사박물관이 펴내는 월간지 ‘내추럴 히스토리’에 에세이 300여편을 연재했다. 그 중 일부를 추려 책 10권을 시리즈로 펴냈고, 이 책은 1985년 네 번째로 출간된 작품이다. 현암사가 지난해 ‘여덟 마리 새끼 돼지’에 두 번째로 이 책을 번역해 내놨다. 부리를 뒤집은 채 먹이를 먹는 플라밍고 이야기부터 교미 후 수컷을 잡아먹는 암컷 사마귀까지 꼼꼼히 관찰한 내용을 토대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그의 관심은 단순히 생물에만 한정되지 않았고 음악, 건축,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갔다. 이 책에서는 흥미롭게도 야구에서 4할 타자가 사라진 이유에 대한 그의 추론을 들어볼 수 있다. 그는 모든 타자들의 평균 타율과 리그 최고 타율 등을 분석해 야구가 과학이 되었음에 주목한다. 모든 투구와 타격을 기록하고, 심지어 타자의 습관과 약점까지 분석하면서 더 이상 야구 초창기에 볼 수 있었던 4할 타율과 같은 성적을 내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이렇듯 번뜩이는 통찰을 우아하면서도 재치있는 문체로 풀어내 더욱 매력적이다. 과학책을 즐겨 읽는 독자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책이다. 김명주 옮김.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