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택 실각 이후] 김원홍 등 김정은 친위세력 약진… 행정부 무력화·조직지도부 부상
입력 2013-12-05 02:33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실각으로 장 부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진행되면서 그 빈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실세 그룹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북한 권력의 중추인 노동당과 군, 국가안전보위부(우리의 국가정보원에 해당) 내 ‘김정은 친위세력’이 그들이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은 집권 2년 동안 60대 이상 기존 고위층을 현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40·50대 인물들을 요직에 기용해 왔다. 김원홍(68·사진) 국가안전보위부장의 약진과 함께 이들 젊은 장년 실무그룹이 부각될 것으로 관측된다.
노동당 내에서는 장 부위원장과 ‘장성택 사람’들이 포진했던 행정부가 무력화되고 인사·조직을 총괄하는 조직지도부가 급부상하고 있다. 조연준 조직지도부 1부부장, 민병철 조직지도부 부부장, 박도춘 군수담당 비서 등은 김 제1위원장 집권 직후부터 ‘가려진 당의 삼두마차’로 꼽혀 왔다. 조 부부장은 장 부위원장이 비운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뒤 정치경제학 전문가 자격을 받고 김일성종합대 교원을 거쳐 함경남도 당 조직비서를 지냈다. 지난해 1월부터 조직지도부 1부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민 부부장은 당내 부정부패를 단속하는 ‘당 생활지도’ 담당으로, 아무리 지위가 높아도 걸리면 수용소로 보낼 수 있다. 당 간부들 사이에선 ‘저승사자’로 통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이 두터웠던 주상성 인민보안부장(우리 경찰청장)을 숙청하기도 했다. 박 비서는 ‘김정은시대’가 시작되면서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자강도당 책임비서 출신으로 김 제1위원장이 후계자 수업을 받을 때 발탁됐다. 현재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비서를 겸한다. 당에서 군부를 통제할 핵심 역할을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민군 내부에서는 최고 실세인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중심으로 장정남 인민무력부장과 이영길 총참모장이 ‘김정은 충성파’로 꼽힌다. 군 군단장이었던 두 사람은 이전까지 크게 눈에 띄는 인물이 아니었지만 김 제1위원장이 현장지도 과정에서 직접 발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원홍 부장은 북한 공안 업무와 정보를 한 손에 거머쥔 거물이다. 김 제1위원장 체제에 저항하는 반체제 인사들을 적발하고 숙청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 자리는 김정일 위원장이 생전 직접 맡았을 정도로 북한 체제 전체를 유지하는 데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6월 이영호 전 군 총참모장 제거에도 김 부장이 깊숙이 개입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