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택 실각 이후] “실각설 더 지켜봐야” 美·中 일각선 신중론
입력 2013-12-05 02:38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실제로 실각을 당했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매체들 역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국제관계국장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장 부위원장 실각설의 진위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당장 하루 이틀 안에 북한 관영 언론에 장 부위원장이 건재하다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났다는 보도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역정보를 통해 정권 내 권력투쟁 상황을 일부러 외부에 알리면서 불안감을 조성했을 수도 있다”며 “이는 미국이나 중국의 대북압박 수위를 낮추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스 국장은 “장 부위원장 실각이 사실이라면 이미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최고지도자의 지위를 확립해 정책 입안과 결정을 독자적으로 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속 래리 닉쉬 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북한 정부의 움직임과 중국의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배경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장 부위원장 실각 소식은 여러 단계를 거친 것이어서 진위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한국)국가정보원 측이 외신에 사실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장 부위원장 실각 보도가 나온 뒤 평양에서 관련 소식이나 전언은 일절 들을 수 없었다”며 “평양시내 분위기는 평소와 같다. 모든 것이 정상적이며 평온하다”고 전했다. 김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 위독설 등에서 보듯 한국 언론의 북한 고위층 관련 소식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경화시보(京華時報)도 한국 언론을 인용해 장 부위원장 실각설을 주요 소식으로 다뤘지만 “현재로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도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내용을 알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