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택 실각 이후] 張의 사람들, 대대적 ‘숙청 도미노’ 가시화

입력 2013-12-05 01:30

북한 권력 2인자였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 이후 그의 핵심 측근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 및 실각 ‘도미노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의 친인척과 ‘장성택의 사람들’로 분류되던 노동당 중심의 인사들은 조만간 대대적인 숙청을 당하거나 경우에 따라선 처형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장 부위원장의 ‘손발 잘라내기’는 이미 진행 중이다. 그의 핵심 측근이었던 이용하 당 행정부 1부부장, 장수길 부부장은 지난달 공개 처형됐고, 그의 매형인 전영진 쿠바 주재 북한대사와 조카인 장용철 말레이시아 주재 대사도 최근 평양으로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위원장의 실각에 따른 후폭풍은 주로 당 행정부와 그가 위원장으로 있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인사들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 소식통은 4일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이 중심이 된 세력이 현재 이들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가체육지도위원회에는 부위원장인 이영수 노동당 근로단체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경찰청장), 노두철 내각 부총리 등 3명이 장 부위원장의 심복으로 분류된다. 특히 노동당 내에서도 입지가 탄탄한 최부일과 노두철이 실제로 숙청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일 수밖에 없다.

이영수 부장은 1980년대 후반에는 당 청년사업부, 2000년대 후반에는 당 행정부에서 장 부위원장을 보좌한 오랜 측근이다. 군부대 체육단 농구선수 출신인 최 부장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농구 개인교사를 할 때 장 부위원장과 친분을 쌓았다. 그가 지난 2월 인민보안부장으로 임명될 때도 장 부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형적인 경제관료인 노 부총리는 장 부위원장과 오랫동안 교감을 나눠온 인물이다. 국가체육지도위원인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이종무 체육상, 오금철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등도 장 부위원장의 사람들로 분류된다.

장 부위원장의 핵심 측근은 아니지만 국가체육지도위 위원에 이름을 올린 김기남 최태복 박도춘 김양건 김영일 김평해 곽범기 노동당 비서,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등 노동당 인사들도 그와 가까운 사이였다. 역시 국가체육지도위 위원인 박봉주는 2003년 장 부위원장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내각총리에 오른 인물이다.

한편 장 부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형제인 장성우 전 3군단장, 장성길 전 류경수105탱크 사단장 등을 통해 군부에도 인맥을 쌓았지만 최근 2년 새 군부 핵심세력이 모두 교체되면서 측근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