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택 실각 이후] 친중파 실각에 따른 北·中 관계는… 경제협력 상당한 타격 받을 듯
입력 2013-12-05 01:31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실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과 북한 간 경제협력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장 부위원장은 2011년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뒤 본격 추진된 황금평·위화도와 나선특구 개발의 책임자였다. 이들 특구는 사실상 중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시작됐다는 점에서 중국 측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베이징 대북 소식통은 4일 “북한 당국이 장성택 대신 새로운 북·중 경협 책임자를 임명해야겠지만 중국 측에서 새로운 인물에 대해 얼마나 신뢰를 보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장 부위원장은 김정일 방중을 수행하는 등 그동안 수차례 중국을 방문하면서 중국 지도부와 친분을 쌓았기 때문에 그만큼 양국 경제 협력에 있어서 힘을 쓸 만한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성택이 추진한 북·중 경협이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황금평은 물론 나선지구도 개발이 아예 진행되지 않거나 지지부진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황금평특구에서 가까운 단둥의 소식통은 이날 “2011년 6월 황금평 경제구 착공식만 떠들썩하게 열렸을 뿐 그 뒤 지금까지 제대로 이뤄진 게 없다”고 말했다.
나선지구는 황금평보다는 사정이 낫긴 하지만 진척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나선지구의 경우 송전탑 건설이나 공동관리위원회 청사를 짓는 문제 등이 제대로 진행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올 들어 1∼10월 중 북한의 대중 수출이 12.3% 증가하는 등 교역액이 지난해보다 6.2%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과 북한 간 정치적 교류는 종전 기조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장 부위원장이 이 분야에서 역할을 한 인물도 아닌 데다 김정은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장성택 실각설에 대해 여전히 의문부호를 던지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