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KT-SKT ‘LTE로밍 세계 최초’ 신경전

입력 2013-12-05 01:28


KT와 SK텔레콤이 ‘세계 최초’ 타이틀에 집착하는 신경전을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KT는 4일 세계 최초로 상용망에서 주파수분할(FDD) LTE와 시분할(TDD) LTE 간 통화·데이터 로밍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시궈화 차이나모바일 회장은 KT 광화문 사옥 내 시연장에서 데이터 로밍을 통해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쿠닷컴에 접속, 동영상을 시청했다. KT는 내년 중으로 한국·중국 간 LTE 로밍 및 HD 영상통화(VoLTE)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SK텔레콤이 즉각 반박자료를 냈다. SK텔레콤은 10월 24일 TDD LTE를 도입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세계 최초로 이종 LTE 로밍을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달 13일 차이나모바일과 VoLTE 통화 연동에도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 측은 “경쟁사를 깎아내리자는 게 아니라 세계 최초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5일 차이나텔레콤이 SK텔레콤을 방문해 이날 KT와 했던 것과 같은 시연을 할 계획이어서 SK텔레콤의 심기가 불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차가 있었던 것뿐인데 이를 두고 KT가 기술력이 앞선 것처럼 내세웠다는 것이다.

양사가 국내 서비스가 아닌 해외 로밍을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이는 건 해외여행이 늘면서 로밍의 품질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 모두 해외 로밍을 하면 대부분 나라에서 데이터는 3G로만 이용할 수 있어 사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해 왔다.

한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11월 말까지 LTE 가입자 수가 2735만명을 넘어 전체 가입자의 50% 이상이 LTE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