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대화·협력 강화, 양국의 유일한 선택”…美 바이든, 中에 방공식별구역 입장 설명

입력 2013-12-05 03:29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일본에 이어 4일 중국 방문에 나섰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을 둘러싼 미국과 일본 측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을 방문한 바이든 부통령에게 “중국과 미국은 두 개의 중요한 경제체제로서 세계평화를 위해 중요한 의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우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부통령은 회동 직후 “시 주석은 매우 솔직한 사람”이라고 말해 회동 분위기가 상당히 뜨거웠음을 내비쳤다.

방공식별구역과 관련한 구체적 논의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 국영 CCTV는 “시 주석이 방공식별구역과 관련한 중국 입장을 바이든 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의 정당한 조치에 대해 이해하고 존중하고 협력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달성한 공통인식, 즉 신형대국관계 수립에 대해 (바이든 부통령과) 깊이 있는 토론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먼저 강조한 뒤 이렇게 말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이에 대해 “중국 측이 방공식별구역을 놓고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은 일본과는 달리 중국이 방공식별구역을 철회할 것으로 보지 않는 기조 위에서 중국과 접촉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듯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이날 바이든 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회담한 뒤 연합성명을 발표하는 것을 거부하는 등 일본의 ‘입맛’을 만족시켜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중국을 향해 “무력에 의한 상황 변경에 반대한다”고만 밝혔을 뿐 회담 뒤 미·일이 채택한 문건에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 등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바이든 부통령은 5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만난 뒤 한국을 방문한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