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택 실각 이후] 정부 “장성택 현재 소재 알고 있다”

입력 2013-12-05 03:29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실각한 장성택(67)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현재 소재에 대해 “정부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 부위원장의 가택연금설과 장 부위원장의 부인이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의 소재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류 장관은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보고했다.

류 장관은 “장 부위원장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경희의 신변에 대해서도 “특별히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다”면서 “정상적으로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 부위원장 측근 2명이 처형된 날짜와 방식에 대해 “말하기 곤란하다”고만 밝혀 구체적 정보를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류 장관은 장 부위원장이 최룡해(63) 인민군 총정치국장과의 권력투쟁에서 밀려 실각했다는 분석과 관련해 “이번에는 그것과는 깊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장 부위원장 실각은 김 제1위원장의 숙청에 의한 것이며 최 총정치국장과의 갈등 구도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류 장관은 “‘장 부위원장이 실각을 했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그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신중한 스탠스를 취했다. 이어 “단순한 설이라고 말하기에는 좀 더 위중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개방론자로 알려진 장 부위원장이 실제로 실각했을 경우 황금평과 나진·선봉 경제특구가 타격받을 것이란 관측에 대해 “황금평의 경우 공개적으로 장 부위원장이 책임지는 게 있으니 아무래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장 부위원장의 실각으로 인해 북한이 추진 중인 개혁·개방 계획을 취소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국방부는 장 부위원장의 실각과 관련해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북한은 김 제1위원장 유일지도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단행했다”며 “군부의 주요 직위자를 빈번하게 교체했고 최근 장 부위원장 측근 공개처형과 숙청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 장관도 장 부위원장의 완전한 실각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정보를 수집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에 섰다.

한편 국회 정보위와 국방위는 5일 전체회의를 각각 열어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김 장관으로부터 장 부위원장 실각 전말과 우리의 군사 대비태세 등을 보고받는다.

하윤해 김재중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