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택 실각 이후] 1.휴민트 2.비정보원 3.시긴트…국정원 함구하지만 정보 입수는 셋 중 하나

입력 2013-12-04 17:50 수정 2013-12-05 03:30

[쿠키 정치] 국가정보원이 장성택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의 실각과 관련한 정보를 얻게 된 경위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국정원은 정보기관의 특성상 정보의 소스를 밝힐 수 없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북한 전문가들은 국정원이 크게 3가지 루트를 통해 정보를 수집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먼저 남한을 돕는 북한 고위층 인사의 정보 제공에 의해 실각설을 파악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보원 등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 ‘휴민트(Humint)’ 정보로 장성택 실각설이라는 월척을 건졌을 것이라는 가설이다. 정부 당국자는 4일 “장성택 실각설 정도의 1급 정보는 풍문으로 듣는 것보다 확인이 더 중요하다”면서 “북한 고위층 인사의 도움이 없었다면 국정원이 이처럼 자신 있게 공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경우는 탈북자와 북한 내 외국인, 북한을 오가는 기업인 등 비(非) 정보원을 통한 정보 입수다. 여기서의 단서는 ‘공개 처형’이다. 국정원은 장 부위원장의 측근 2명이 공개 처형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3일 밝혔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실제로 이들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처형됐다면 많은 이들이 봤을 것이고, 그 소식은 빠르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렇다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의외로 쉬웠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는 ‘시진트(Sigint)’ 정보를 통해 실각 정보를 입수했을 경우다. 시진트는 통신 감청·인공위성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얻는 정보를 의미한다. 장성택 실각설과 관련한 북한 내부의 통신 내용을 국정원이 중간에서 확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정보위 관계자는 “국정원이 하나의 루트를 통해 장성택 실각을 파악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휴민트·시진트·비정보원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