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 한신 입단식 “日야구 46세이브 기록 깨겠다”
입력 2013-12-05 01:42
“일본에서도 최고의 마무리투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끝판대장’ 오승환(31)이 일본프로야구 한신 유니폼을 입었다. 4일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공식 입단식에는 나카무라 가쓰히로 한신 단장이 참석했다. 그리고 한일 양국에서 취재진 200여명이 모여 오승환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먼저 말문을 연 나카무라 단장은 “한신은 78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한국 선수 영입은 오승환이 처음”이라면서 “한신이 지난 8년간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해 팬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겼지만 오승환 영입으로 리그 우승은 물론 일본시리즈 우승까지 노릴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승환은 “그동안 한국 최고의 마무리라는 분에 넘치는 평을 받아왔는데, 이제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며 “최근 어떤 팬으로부터 ‘그동안 삼성 팬들만 나를 응원했지만 이제는 대한민국 국민이 나를 응원할 것’이라는 말을 들어서 울컥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동안 많이 도와준 삼성 구단에 감사하며, 내 인생의 마지막 공은 반드시 삼성에서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온 오승환은 “일본에 진출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 같고, 한국에서 하던 것처럼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해 던지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한신의 우승에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나카무라 단장은 “현재 오승환의 실력이라면 일본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믿음과 기대를 드러냈다.
일본의 다른 구단 및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한신을 택한 이유에 대해 오승환은 “이적할 팀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나를 가장 필요로 하고 내가 역할을 다 했을 때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는 팀이었는데, 그 기준에 맞는 팀이 한신이었다”고 짧게 답했다. 계약조건은 알려진 것처럼 2년간 계약금 2억엔, 연봉 3억엔, 연간 옵션 5000만엔 등 최대 9억엔(약 93억원)으로 역대 일본 진출 한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 대우다. 한신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후지카와 규지 후임으로 오승환의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오승환은 한신에서 후지카와의 등번호였던 22번을 달고 뛴다. 후지카와와 비교되는 것에 오승환은 “선수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마침 22번을 달게 됐는데, 일본 기록인 46세이브를 깨면 한국 팬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참석한 일본 기자들은 오승환의 트레이드마크인 ‘포커페이스’에 관심을 드러냈다. 오승환은 “일부러 표정관리를 하는 것은 아니고, 마운드에서 웃을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마무리 투수인 내가 등판할 때는 매우 긴장된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에만 집중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오는 12일 일본 오사카에서 현지 입단식을 치른 뒤 괌에서 개인훈련에 들어가 내년 1월 말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