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주의보’ 주인공 열연 임주환 “‘공준수’ 통해 인생의 기본 배운 것 같아요”

입력 2013-12-05 01:32


“친구 따라 고등학교 연극반에 들어간 게 제 연기 인생의 시작이라면 ‘못난이 주의보’는 두 번째 출발점이에요. 사람에 대한 마음, 사랑, 가족애 등을 한꺼번에 배웠으니까요. 이번 작품을 통해 사람이 됐죠.”

지난달 29일 종영한 SBS 일일극 ‘못난이 주의보’는 ‘힐링 드라마’ ‘순수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으며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았다. 133부작의 긴 극을 이끌어 온 주인공 공준수 역의 임주환(31)은 이번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착한 남자’로 깊이 각인됐다. 3일 서울 여의도동에서 만난 그는 “제목 그대로 ‘못난이’였던 공준수를 통해 인생의 기본을 배운 것 같다”며 “실제론 준수와 30% 정도만 비슷하다. 난 일단 ‘여자 멀미’가 없다”며 웃었다.

‘못난이 주의보’는 부모의 재혼으로 한 가족이 된 네 남매가 가족애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훈훈하게 그려냈다. 공준수는 맏이로 동생들을 돌보며 씩씩하게 사회생활을 해내고 사랑까지 찾아가는 ‘긍정맨’이다. 그는 “모든 제작진이 함께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 놓아서 가장 좋은 그림이 나온 듯하다”며 “용서와 대화, 착한 방법을 제시하면서 ‘막장 코드’를 잘 풀어나간 것에 시청자들이 공감해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준수’처럼 그는 이번 작품을 마치자마자 본가에 들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일상적인 가족애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2004년 SBS 드라마 ‘매직’으로 브라운관에 나타난 그는 큰 키와 호감형 외모 덕분에 쉽게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다는 의심(?)을 사기도 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에 심취했던 노력파였다.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대학교 연극영화과 공연들을 빠짐없이 보러 다니면서 연기자를 꿈꿔왔어요. 고3 때는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개인연기상도 받았고요. 지금도 물론 연극 무대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죠. 언젠간 대학로에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극장도 세우고 싶어요. 그땐 연극을 올리고 싶어도 구청 강당을 전전해야 했거든요.” 당시 임주환과 함께 연극반에서 활동했던 친구들 중엔 배우 신동욱(31), 박성현(31)도 있다.

‘못난이 주의보’는 그에게 숙제도 남겼다. ‘훈남’ 이미지를 깨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면 다음 행보가 엄청난 부담이기도 할 터. 하지만 “어떤 역할을 맡든지 ‘공준수’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것이 오히려 자극제가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최근 본 영화 ‘관상’에서 이정재(40) 선배가 기억에 남아요. 다른 느낌의 눈빛과 매력, 우리가 알던 배우 이정재의 모습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어디로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악역의 모습을 표현해 낸 연기. 저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