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택 실각] 국정원, 왜 이시점에 공개… 개혁특위 설치 위기에 존재감 과시?

입력 2013-12-04 03:43

국가정보원이 3일 ‘장성택 실각설’이라는 메가톤급 정보를 이 시점에 공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4자회담에서 국정원 개혁 특위 도입에 이견을 좁혀가자 위기의식을 느낀 국정원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민감한 정보를 공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장성택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알려진 것은 이날 오후 4시50분이었다. 여야는 4시간 30분 뒤인 오후 9시20분 국정원 개혁 특위 설치에 합의했다. 국정원 개혁 특위 합의를 직감한 국정원이 선제적으로 장 부위원장 실각설을 공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일부 야당 의원들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아들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특검 논란 등 여권에 불리한 정치적 상황이 계속되자 국정원이 국면 전환을 위해 실각설을 의도적으로 흘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국정원은 장 부위원장의 측근들이 공개처형된 시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지난달 하순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형 사실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으나 정보기관의 특성상 출처를 밝힐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정원은 장 부위원장 실각설과 공개처형 등을 최초로 인지한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국정원이 정보를 입수한 뒤 적절한 공개 시점을 선택하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국정원은 개혁 특위 말고도 여러 악재들에 둘러싸여 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채 전 총장 혼외아들 의혹과 연관된 국정원 개입설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이슈들을 물타기 하기 위해 장 부위원장 실각설을 외부에 알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