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성택 실각] 軍, 경계·감시 강화… 北 동향 예의주시
입력 2013-12-04 03:44
정부는 3일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실각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북한 내부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 당국자들은 이번 사태가 북한 내부 및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을 가늠하는 데 주력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차분하게 북한의 공식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보 당국은 장 부위원장 실각이 군부와의 권력 다툼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권력 투쟁설이 사실이라면 장 부위원장과 대립해 온 군부의 입김이 세지면서 북한군의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군부가 내부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대남 공격을 도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북한군 주요 인사 중 숙청된 인물이 있는지 추적하고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국가정보원과 정보를 공유하면서 어느 정도 사태를 파악하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정보를 추적,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은 한·미 연합공조 체제를 바탕으로 대북 경계·감시 태세를 강화하면서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북한군의 특이한 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은 지난 2일부터 연례적인 동계훈련을 시작했다”면서 “서부전선과 서북도서 북방의 북한 4군단 예하 부대들의 움직임도 특별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최근 서부·동부전선 일대에 사거리가 늘어난 240㎜ 개량형 방사포 배치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일각에서는 김정은 체제의 2인자로 불렸던 장 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실각이 놀랍기는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바는 아니라는 반응도 나왔다. 한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장 부위원장을 후견인으로 두고 과도기 체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평가했을 뿐 그가 2인자로 확고하다고 보진 않았다”며 “이렇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