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하순 북한에서 공개 처형된 것으로 알려진 이용하 북한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행정부 부부장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오른팔과 왼팔로 불려왔다. 두 사람은 노동당의 대표적 공안기구인 행정부의 핵심이었으나 국내에 많이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1947년생인 이 부부장은 함경북도 출신으로 2003년 12월부터 황해북도 당 비서를 지냈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후계자로 지명된 2009년을 전후해 행정부 제1부부장에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0년 11월 조명록 전 인민해방군 총정치국장의 장의위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했다.
이 부부장은 특히 김 제1위원장이 주재하는 ‘화요협의회’ 멤버로 김 제1위원장에게 충성맹세 노래를 합창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화요협의회는 경제를 포함한 북한 국내 정책을 다루는 회의체이며 중앙당 산하 조직들이 올린 보고와 긴급현안 중 경제와 국내 정책 관련 사안들을 토론하는 자리다.
장 부부장은 김 제1위원장의 시찰에 동행하는 등 실세 역할을 한 인물이다. 과거 경력이 명확히 파악되진 않으나 인민보안부(우리의 경찰에 해당) 장성 출신으로 추정된다. 그는 지난해 8월 평양 대동강 타일공장 2단계 능력확장공사 준공식에 참가해 처음 북한 매체에 등장했다. 김 제1위원장이 지난해 9월 평양 시내 식당과 공장 등 경제 부문에 대한 시찰에 나섰을 때 장 부위원장 등과 함께 수행했다.
두 사람이 속한 당 행정부는 장 부위원장이 이끌어왔으며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 검찰소, 재판소 등 북한의 사법·검찰·공안기관을 모두 지도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당의 핵심 부서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북한 장성택 실각] 이용하, 화요협 멤버 장성택 오른팔… 장수길, 김정은 시찰 동행하던 실세
입력 2013-12-04 03:38 수정 2013-12-04 1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