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혼외아들 의혹 불법 정보유출… 靑, 행정관 개입 정황에 곤혹
입력 2013-12-04 02:34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아들 의혹과 관련된 불법 개인정보 유출 파문이 확산되자 청와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소속 행정관 조모씨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의혹의 시선이 청와대로 향하고 있어서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3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조씨가 채 전 총장 혼외 아들로 의심받는 소년의 개인정보를 요청한 게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민정수석실에서 자세하게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들었다”고 답했다. 또 “이에 대해 전혀 숨기고 할 것 없이 정확하게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수석은 이 밖에 다른 언급은 거의 하지 않았다.
앞서 조씨가 개인정보 확인을 요청하고 정보를 확인해준 서울 서초구 행정지원국장에게 고맙다는 문자까지 보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조씨는 현재 개입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당혹스러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런 의혹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채 전 총장을 찍어내기 식으로 해임한 게 아니냐”는 근거 없는 루머로 둔갑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채 전 총장을 임명하기 전부터 혼외 아들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으며, 이를 알고 임명했다가 채 전 총장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관련자들을 기소하자 찍어내기 위해 다시 꺼냈다”는 사전음모론이 번지는 양상이다.
가뜩이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놓고 야당이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대여 강경투쟁에 나선 마당에 채 전 총장 문제까지 다시 청와대로 불똥이 튈 경우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수석은 이 같은 청와대의 근심을 염두에 둔 듯 “민정수석실에 확인해 본 결과, 그런 것(사전 음모론)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고 강력 부인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를 기정사실화하며 청와대를 공격하고 나섰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조씨 직속상관인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박 대통령 최측근”이라며 “국민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는 꼼수로 했다가는 더 큰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