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銀 총재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한국을 희망의 횃불로 여겨”

입력 2013-12-04 02:34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한국 중학생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꿈을 크게 가지라(Aim high)”는 것이었다.

김 총재는 3일 오후 3시30분 서울 이촌1동 용강중학교에서 20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섰다. 주로 영어로, 가끔 한국어를 섞어 진행된 강연에서 김 총재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한 경험을 들려주며 “도전정신을 갖는 것이 미래 글로벌 리더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자리가 부족해 일부 학생들은 서서 강연을 들었지만 강연 내내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김 총재는 아프리카의 경제개발 및 보건 현황,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학생들에게 세계적 이슈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4일 인천 송도에 문을 여는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개소식 참석차 방한한 김 총재는 앞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오찬 간담회에서 “한국을 보고 전 세계 모든 나라가 희망을 품게 하는 게 제 희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티오피아 총리가 자신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새마을운동’에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고 소개한 뒤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을 새로운 희망의 횃불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도 김 총재는 “세계은행은 2030년까지 극빈을 종식하고 각국 인구 중 하위 40%의 소득을 증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한국이 해낸 것을 지켜봤기 때문에 세계은행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을 향해서는 적극적인 아프리카 공략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김 총재는 특히 중국을 거론하며 “아프리카에 이미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이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 지도부와 네트워크도 형성하고 있는데 한국은 뒤처진 감이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아프리카에 좋은 기회가 많다는 점을 알아 달라”고 했다.

세계은행 한국사무소에 대한 바람도 드러냈다. 김 총재는 “세계은행과 한국 정부 및 한국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황인호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