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서비스 내세운 카드 잇따라 출시

입력 2013-12-04 02:33


카드사들은 고객들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각종 부가서비스로 무장한 새로운 카드들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기존 카드의 혜택을 줄인 데다 새 상품의 혜택조건이 오히려 까다로워진 경우도 많아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해 3월 신한카드는 할인점·교육·백화점 등 10개 카테고리 중 마음에 드는 3개를 골라 5%씩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신한카드 큐브’를 출시했다. 원하는 혜택을 선택해 할인받을 수 있어 눈길을 끌었지만 전월 실적이 30만원에서 50만원 미만일 경우 5000원 할인혜택을 볼 수 있는 게 전부다. 또 전월 실적에 할인 서비스가 적용된 건은 제외돼 실제 사용금액보다 훨씬 더 많이 사용해야 실적을 채울 수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7월 새 상품 포트폴리오 ‘챕터 2’를 선보였다. 정해진 한도나 사용처에 상관없이 캐시백 또는 적립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당월 이용금액이 50만원 미만일 경우 혜택이 하나도 없다.

지난 2일 나온 KB국민카드는 라이프스타일별로 혜택을 집중한 ‘훈민정음 카드’를 내놨다. 하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기존의 카드들과 다르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B국민카드의 ‘잇(It) 카드’와 비교해 봐도 비슷하다. 교육에 특화된 ‘훈 카드’는 ‘잇 스터디카드’와 쇼핑 혜택이 집중된 ‘정 카드’는 ‘잇 스타일 카드’와 각각 내용이 유사하다.

새로운 혜택으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카드사들은 정작 기존 카드의 경우 혜택을 줄여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축소 상품이 2만1393개, 카드 수로는 총 5억3470만장에 이르는 카드의 부가서비스가 축소됐다. 카드 부가서비스 축소 관련 민원이 잇따르자 금융 당국은 내년 상반기부터 포인트·마일리지 등 기본 부가혜택을 최대 5년간 줄일 수 없게 할 방침이다.

강형우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카드 출시는 영업의 자유이나 무조건 새 상품만 출시해 소비자 혼란을 가중시키고 비용을 유발하기보다는 기존 이용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부터는 카드사의 금리인하 요구권 고지 의무가 강화된다. 금리인하 요구권은 취업이나 연봉 상승 등 신용등급에 변화가 생겼을 때 카드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대출금리 인하와 함께 금리인하 요구권이 본격 시행되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카드 대출금리는 현재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