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TPP 참여 우려에 자동차주 급락
입력 2013-12-04 01:31
우리나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우려와 엔화 약세가 덮치면서 자동차주가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0포인트 넘게 빠졌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42포인트(1.05%) 내린 2009.3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매도세를 보였다. 2020선에서 등락을 오가던 증시는 오후 들어 기관이 주식을 대거 내던지며 추락했다. 이날 기관은 1600억원, 외국인은 660억원가량의 주식을 팔았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2300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였다.
이날 낙폭 확대는 자동차 때문이었다. 우리나라가 TPP에 참여한다는 소식에 국내 자동차산업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번졌다. 여기에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1020원대에 진입한 것도 문제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4.21%, 5.20% 급락했다. 현대모비스도 3.05% 하락했다.
대외 환경도 좋지 않았다. 간밤 미국 3대 증시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48%, S&P500지수는 0.27%, 나스닥은 0.36% 빠졌다. 뉴욕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건 8주 연속 이어진 상승세에 피로감이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의 추수감사절 연휴 실적이 저조한 것도 악재였다. 유럽 증시도 프랑스와 스페인 제조업 지표가 부진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41% 내린 146만10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2.80%), LG디스플레이(-2.25%), LG전자(-1.62%). 네이버(-0.15%)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 주가가 정점을 찍고 하반기에 서서히 내려오는 ‘상고하저’의 패턴을 예상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상반기까지 글로벌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2분기에 코스피지수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과 중국의 구조조정에 따른 성장둔화로 성장률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기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팀장은 “내년 미국은 민간 주도의 경기 확장이 예상된다”며 “제조업 경기 및 고용증가세가 이어져 내년 2.9%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내년 3월 이후 구조개혁에 집중할 것”이라며 “하반기 성장률이 7% 초반까지 후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