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삼성 대표이사 31명 중 17명 ‘전자맨’

입력 2013-12-04 01:43


삼성그룹 내에 ‘삼성전자 DNA’ 심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에 삼성전자 출신을 배치해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라는 게 핵심이다.

3일 현재 삼성그룹 사장단(56명)중 대표이사 31명 가운데 17명이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삼성전자맨’이다. 또 삼성물산 출신 4명, 삼성생명 출신도 2명 있다. 그룹 사장단은 주요 계열사 사장들과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사장 이상이 포함된다.

삼성전자 출신 대표이사는 삼성전자의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 3명이 모두 해당된다. 삼성SDI 박상진 사장, 삼성SDS 전동수 사장, 삼성디스플레이 박동건 사장 등 주요 전자 계열사 대표이사도 삼성전자 출신이다.

중공업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에도 삼성전자 출신이 3명 포진해 있다. 삼성석유화학 정유성 사장과 삼성테크윈 김철교 사장, 삼성정밀화학 성인희 사장 등이 삼성전자에 몸담고 있다가 자리를 옮겼다.

금융그룹 계열사 중 삼성카드 원기찬 사장과 삼성벤처투자 이선종 사장도 삼성전자 출신이다. 이 밖에 삼성물산 최치훈 사장, 제일모직 조남성 사장, 삼성에버랜드 김봉영 윤주화 사장, 에스원 윤진혁 사장 등도 삼성전자에서 주요 직책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김태한 사장도 삼성전자 신사업팀에서 전무와 부사장을 지냈다.

삼성그룹은 2010년 이후 삼성전자의 성공 경험을 다른 계열사로 전파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비(非)전자 분야로 삼성전자 출신을 배치해 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리더로 우뚝 선 것은 그만한 노력과 혁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이런 원동력을 다른 계열사에서도 배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CXO연구소가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어치와 공동으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매출 상위 100개 기업의 보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 등기임원 3명의 연간 평균 보수가 52억원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 등기임원 334명의 평균 보수 10억8870만원보다 5배가량 많다.

삼성전자 등기임원 3명의 평균 보수는 2011년 109억원에서 절반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 기업 중 최고 대우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이 등기임원 3명에게 평균 41억230만원을 지급했고 삼성중공업 36억8200만원(2명), 메리츠화재 32억2000만원(2명), CJ제일제당 31억8000만원(3명), SK텔레콤 30억9500만원(3명) 순이었다.

1000대 기업 중 매출 하위 100개사의 등기임원 연간 보수는 1억9580만원으로 상위 100개사 등기임원들과는 8억929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상위 100개사의 지난해 평균 매출은 10조7224억원에 이르지만 하위 그룹은 830억원에 불과해 매출 차이로 인해 보수 차이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