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국립발레단장에 강수진씨… “고국에 봉사할 기회 갖게 돼 기뻐 한국 발레 발전 위해 최선 다 할 것”

입력 2013-12-04 01:38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46·사진)씨가 신임 국립발레단장에 내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의 후임으로 강씨를 내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문체부는 “강 내정자의 세계적인 무대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국립발레단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한편 대한민국 발레 수준이 크게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씨는 그동안 기회가 된다면 고국에 돌아와 봉사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내정 소식에 강씨는 “고국에 봉사할 기회를 갖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한국 발레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수락 의사를 전했다.

강씨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만 18세의 나이로 최연소 입단한 이래 수석 발레리나로 지금도 활동 중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지젤’ ‘오네긴’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해 왔다. 아름다운 외모와 달리 피나는 연습으로 관절이 튀어나오고 뼈와 근육만 남아 못생긴 그의 발이 2001년 국내 방송프로그램에 공개되면서 많은 화제를 낳았다. ‘20대 여성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등에 선정되는 등 대중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아 왔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1979년 선화예술중학교에 입학해 한국 고전무용을 배우다 중간에 발레로 바꿨다. 1982년 모나코 왕립 발레학교로 유학한 뒤 3년 뒤 스위스 로잔 발레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1999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무용수상을 받았다. 2007년 독일의 최고 예술가에게 부여하는 ‘캄머 탠처린(궁중무용가)’칭호를 받았다.

강씨는 내년 1월까지 공연 계약이 돼 있어 활동을 마무리하는 대로 2월쯤 정식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탁월한 발레 실력과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며 쌓은 인적 네트워크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10대 때부터 해외 무대에서 활동해 국내 공연계 사정이나 조직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그가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리나에서 국립발레단의 수장으로 어떻게 변신할지 주목된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