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책임자는 아사드”… 유엔 인권 대표 첫 지목
입력 2013-12-04 01:42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 최고대표가 시리아 내전의 책임자로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목했다.
필레이 대표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유엔 시리아인권조사위원회가 확보한 방대한 증거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의 책임은 정부 수장을 포함해 최고위층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유엔이 시리아 내전의 책임자로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직접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자행한 학대행위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정도라며 개탄했다. 필레이 대표는 “위원회로부터 중대 인권침해 범죄자 명단을 건네받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시리아 정부는 반발하고 나섰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회의에 참석한 파이살 무크다드 시리아 외무차관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여서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무크다드 차관은 시리아가 화학무기 폐기작업을 하는 데 국제사회가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반군 공격을 피해 화학무기를 라타키아 항구까지 옮길 수 있도록 대형트럭과 장갑차량 등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런 장비들은 내전을 치르는 시리아 정부군이 군사용 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제사회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편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시리아에서 33개월간 내전이 벌어지면서 발생한 사망자가 12만6000명 정도인 것으로 집계했다. 이 중 시민은 4만4381명(어린이 6627명 포함)이고, 정부군은 5만927명으로 반군(2만7746명)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용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