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신트로피 드라마 주역이 되세요”

입력 2013-12-04 01:30


신트로피 드라마/김영길 지음/두란노

“중요하지만 무겁지는 않게, 명쾌하지만 가볍지는 않게 삶 속에서 붙들어야 했던 주옥같은 말씀과 감동을 정리한 책” “짧고 간략하게 써내려간 이 책을 통해 우리 모두는 각자에게 계획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삶의 질서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감동적이라 한 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사명의 길을 걷기 원하는 이 땅의 미래 세대에게 추천한다”….

책을 읽고 서평 사이트 등에 올린 네티즌들의 글이다. 한동대 총장이 썼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이미 많은 이들이 책을 읽었다. 이들은 책의 어떤 점에 주목했을까. 그리스도인이라면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과 계획, 사명을 재확인하는 계기였다. 아직 신앙을 갖고 있지 않다면, 무신론에서 창조론 과학자로 삶의 방향을 수정한 저자의 삶을 통해 한 발짝 하나님께로 다가섰을 것이다.

‘신트로피(Syntropy)’는 무질서에서 질서 상태로 향하는 법칙을 뜻한다. 질서에서 무질서 상태로 향하는 ‘엔트로피(Entropy)’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여기서 말하는 ‘질서’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다. 즉 신트로피는 인간의 타락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창조 질서 속에서 영적·도덕적·윤리적으로 회복하는 것을 말한다.

경북 안동의 전통적인 유교 가정에서 태어난 저자는 미국에서 박사 학위 과정에 있을 때 부모님으로부터 신붓감을 소개받는다. 편지로 교제하며 서로를 알아가던 중 신붓감은 자신은 기독교인이며, 앞으로 교회에 함께 다닐지 여부가 우리의 결혼을 결정하는 필수조건임을 밝힌다. 저자는 다소 애매한 답장을 보내고 결혼한다.

미항공우주국(NASA) 과학자였던 저자는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교회에 나가는데, 과학자가 하나님을 믿는 건 쉽지 않았다. 물이 포도주로 변했다고?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먹였다고?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게다가 성경은 한발 더 나아가 동정녀 마리아가 성령으로 예수를 잉태했단다. 그의 머릿속에선 이미 화학방정식 등 이를 해결하려는 과학의 기본 법칙들이 엉켜 있다.

그런데 놀라운 건 NASA의 내로라하는 많은 과학자들이 그 사실을 믿고 있었다. 1974년 부활절을 며칠 앞둔 3월 말, 저자는 핼 린지가 쓴 ‘지구의 해방’이란 책을 밤새워 읽은 뒤 그간 품고 있던 답을 얻는다. 그는 당시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마치 내 눈을 덮고 있던 비늘이 떨어져 나가듯이, 드디어 영의 세계가 열리고 있었다.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 몰려왔다. 진리를 깨닫는 것이 나의 지식이 아닌, 은혜인 것을 경험한 것이다. 내 인생의 AD와 BC가 갈라지는 날이었다.”(40쪽) 또 무신론 과학자에서 창조론 과학자로의 변화요, 엔트로피에서 신트로피 드라마를 써내려가는 순간이었다.

그의 신트로피 드라마에는 가족전도, 한국창조과학 설립, 카이스트(KAIST) 교수에서 한동대 총장으로 가는 결단의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다. 특히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고 간 길에서 만난 온갖 역경들도 드라마틱하다. 저자는 1995년 3월 개교한 한동대에서 4회 연임 총장을 맡으며 각종 시기와 질투를 받았다. 심지어 업무상 공금횡령,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구속 수감되기도 했다.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조한다. “하나님의 신트로피 드라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하나님의 요원들은 역경과 고난이라는 연단 과정을 거치게 되며, 그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를 더욱 깨닫게 된다.”(119쪽)

신트로피 드라마의 주역들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이제 그리스도인들은 개인의 삶에서부터 가정, 공동체, 전 세계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영역에서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회복하는 데 힘써야 한다. “공부해서 남 주자, 손해 보자, 낮아지자, 희생하자, 세상을 변화시키자”(194쪽)는 삶의 실천들을 통해서 말이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