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억원 든 지갑 잃어버린 노숙인 알고보니…

입력 2013-12-03 16:32

[쿠키 사회] “19억원이 들어있는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노숙인 행색의 50대 남자 이야기를 듣고 설마 했는데, 은행에 확인해 보니까 사실이었어요.”

3일 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 부평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10시쯤 50대 박모(53)씨가 19억여원이 들어있는 지갑을 분실했다는 신고를 했다.

박씨는 “서울 동대문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졸다 종점인 인천역에 도착해 확인해보니 1억원짜리 수표 19장과 현금 1200만원이 들어있는 지갑이 없어졌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은행측으로부터 박씨가 1억원짜리 수표 19장을 인출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지급 정지 요청을 했다. 경찰은 CCTV 등을 확인했지만 아직 용의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논산 출신인 박씨는 젊은 시절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토지 보상금 50억원 정도를 은행에 넣어둔 채 이자로만 매월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받으며 노숙을 해왔다.

박씨는 경찰에서 “사업에 실패하고 변변한 직업 없이 지내다 2010년 초부터 노숙하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할 것”이라며 “호텔이나 여관에서 잠을 자면 감옥 생활 같고 답답해 밖에서 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씨는 “몇년 전 신문에 보도된 ‘50억원 노숙인’이 바로 나”라고 밝혔다. 박씨는 2011년 8월 31일 오전 5시30분 인천 중구청소년수련관 인근 공원에서 술을 먹고 잠이 든 사이에 현금 500만원과 20돈짜리 금장 시계줄 등 1000만원 상당이 든 돈가방을 분실했다. 경찰은 이 가방을 훔친 임모(53)씨를 붙잡았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