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예술가 1만명 장애인문화예술센터 예산 요구
입력 2013-12-03 10:55
[쿠키 사회] 1만명 규모로 추산되는 장애인예술인들의 거점공간이 될 장애인문화예술센터 추진을 위한 예산확보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국회에 제출됐다.
3일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방귀희 위원(솟대문학 대표·숭실대 사이버대학 교수) 등에 따르면 장애예술인 당사자들과 장애예술인 가족들은 이번 예산국회에서 장애예술계의 오랜 숙원인 장애인문화예술센터를 추진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해 줄 것을 전체 국회의원들에게 공식 요청했다.
이들은 장애인문화예술센터의 건립 필요성과 관련, “문화는 공기처럼 낮고 소외된 곳에서 퍼져나가야 아름다운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며 “선진국에서는 주류 예술 못지않게 아웃사이더 예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 근거로 박근혜 정부가 국정기조의 하나로 문화융성을 선포하고, 문화융성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몇몇 인기 스타가 아니라 그 숫자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이름모를 예술인들을 발굴하는 일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제시했다.
이들은 “양극화 현상이 가장 심각한 예술계에 재능이 있고 열정이 있는 가난한 예술인들이 마음놓고 창작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위해 예술인복지법이 제정됐으나 예술인들은 복지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예산을 집행하기 위한 형식적인 서비스를 소수의 예술인들이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장애예술인들은 연습장이 없어 공간을 구걸하며 다녀야 하고, 공연장을 빌려주지 않아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국정과제에 ‘장애인문화예술 창작지원센터 설립’이 포함됐지만 관련 예산 150억원이 2014년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아 국회의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밝혔다.
방 위원은 “국회 새해 예산안에 장애인문화예술센터 예산을 포함시켜야 한다”며 “지난해에도 실패했는데 올해도 무산 되면 장애예술인들의 좌절감은 분노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 위원은 “우리나라 속담에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비고 일어선다’는 말이 있듯이 장애예술인들에게 비비고 일어설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문화융성에 장애예술인들도 한몫을 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악성 베토벤은 청각장애인이었고, 르네상스 최고의 걸작 ‘실낙원’을 쓴 밀턴은 시각장애인이었으며, 지금까지 사랑을 받고 있는 셰익스피어는 지체장애인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장애인 출신 문화예술가가 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