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본입찰 개막… 흥행 전선엔 먹구름
입력 2013-12-03 02:36
우리금융그룹 민영화 작업이 복병을 만났다. 인수·합병(M&A) 대체 매물 등장 등으로 이번 주부터 시작된 본게임의 흥행 전선에 이상이 감지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F&I와 우리파이낸셜이 이르면 이번 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경남·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 8개 계열사 새 주인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이날 진행된 우리F&I 본입찰에는 KB금융·대신증권·BS금융과 사모펀드인 IMM PE와 KKR 등 5곳이, 우리파이낸셜 본입찰에는 KB금융·대신증권 등 2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들 회사 예비입찰에는 각각 9곳, 5곳이 적격후보로 선정됐지만 상당수가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F&I는 금융회사의 부실채권을 인수해 매각하는 업무를 하고 우리파이낸셜은 할부금융업·시설대여업 등을 하는 여신전문 금융회사다. 우리투자증권과 경남·광주은행은 각각 오는 16일과 23일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당초 우리금융 계열사 분할 매각은 예비입찰 때 KB금융·신한금융·기업은행 등 거물급 인수 희망자가 몰리면서 관심이 고조됐다. 하지만 본입찰을 앞두고는 상황이 달라졌다.
8개 계열사 중 무려 6개 계열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KB금융이 최근 국민은행의 잇따른 금융 사고로 인해 발을 뺄 가능성이 제기되는가 하면, 금융 당국의 수사망이 주요 시중은행으로 확대되자 우리금융 민영화 흥행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여기에 동양증권과 LIG손해보험 등 상대적으로 몸값이 저렴한 매물들이 시장에 나오면서 관심이 분산됐다. 동양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꼽혔던 동양증권과 업계 4위 LIG손보의 몸값은 각각 2000억원, 4000억원 정도로 우리금융 계열사 매물보다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리츠금융도 본입찰을 앞두고 LIG손보가 매물로 나오면서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막판까지 고민하다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1월 매물로 나오는 우리은행의 경우 교보생명만이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을 뿐 아직 마땅한 적임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제값을 받지 못할 경우 계열사 매각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