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르노삼성, 2013년말 車시장 씽∼씽
입력 2013-12-03 02:31
최근 2∼3년간 침체에 빠졌던 국내 자동차 업계 하위 주자들이 연말 자동차 시장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신차 QM3 출시로 살아나는 기세이고, 쌍용자동차는 수출 확대 등으로 판매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르노삼성은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M3의 인기가 뜨겁다. 12월 1000대만 한정 판매키로 하고 지난달 20일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7분 만에 1000대가 예약됐다. 지난달 30일 현재 사전 예약대수는 5100여대다. 이 회사가 내년 르노 스페인 공장에서 들여오려는 4000대가 해가 넘어가기 전 모두 사전판매로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2일 “본사에 물량을 더 늘려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기의 비결은 가격이다. 르노삼성은 QM3 가격을 2250만∼2450만원으로 책정했다. 유럽에서 팔리는 가격 약 3000만원(2만1100유로)에 비해 500만원 이상 싸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수입차지만 딜러사가 아닌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므로 유통 마진이 많이 붙지 않고, 내년에 낮아지는 관세를 미리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100% 해외에서 만들어 수입하는 명실상부한 ‘수입차’라는 점도 국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이다. 1000대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은 내년 3월부터 판매된다.
더 고무적인 건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최근 SM5나 SM7을 구입한 고객이 차에 만족하지 못하면 전액 환불해주는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실제 환불로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지만 이를 계기로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는 게 자체 평가다. 르노삼성은 11월에 올 들어 최고인 1만4071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내수는 2.3%, 수출은 20.8% 증가했다.
쌍용차도 최근 SUV인 액티언과 뉴코란도C 등의 수출을 확대하면서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액티언은 부분변경을 통해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와 중동으로 수출된다. 쌍용차는 앞서 신차인 코란도C를 중국과 유럽에서 출시했다. 코란도C는 국내에서도 인기를 이어가면서 물량이 3400여대 정도 밀려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코란도C는 내수용 생산 물량이 한 달에 2000대 안팎이어서 40일 정도 기다려야 차를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10월 1만4244대, 11월 1만4092대 등 두 달 연속 1만4000대 이상을 팔았다. 2006년 이후 가장 좋은 실적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두 회사가 장기간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당장 내년 상반기 출시될 신차가 없는 형편이다. 르노삼성은 SM5와 SM7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을 기획 중이지만 내후년이 돼야 출시 일정을 가늠할 수 있다. 쌍용차도 내년 말부터 소형 SUV인 X100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