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억 쏟은 울주군 영어마을 부지 애물 전락

입력 2013-12-03 01:38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영어마을 부지가 2010년 중단된 이후 현재까지 마땅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2일 울주군에 따르면 2006년 당시 자치단체장의 치적사업인 영어마을 조성사업은 서생면 명산리 일대 4만7653㎡ 면적에 약 2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지하 1층·지상 3층에 체험, 숙박 등의 시설을 갖춘 영어마을로 조성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업비를 부담할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지원 약속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단체장의 지시로 무리하게 추진하다 땅 구입비 59억원 등 총 79억원의 예산을 낭비하며 중단 됐다. 이 때문에 울주군은 2012년 감사원의 ‘지자체 전시·관광 등 시설사업 추진실태 감사’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원전 주변지역 주민단체인 서생면주민협의회와 울주군은 지난해 1월 학교설립비 등으로 원전지원금 250억원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영어마을 부지에 국제고를 유치하는 데 뛰어들었다. 교육청은 학교 설립 부지를 매입해 기부하는 대신 부지에서 보이는 원자력발전소를 차단하기 위한 녹지를 조성해 줄 것을 요구하자 서생면주민협의회는 올 1월 국제고 유치 신청을 공식 철회했다.

김복만 교육감이 지난 7월 울산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영어마을 부지에 국제고 건립 의사를 다시 밝혔지만 사실상 사업 재추진은 어려운 실정이다.

영어부지 활용법에 대해 원전기자재 특화산업단지 및 관련 연구소, 원자력방재센터 및 연구소, 주민 복지시설 등의 의견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군은 현재까지 명확한 활용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다각적으로 검토하고는 있지만 아직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의견을 수렴해 최적의 활용방안을 찾아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