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된 김 선교사 위해 기도해 주세요”
입력 2013-12-03 01:38 수정 2013-12-03 16:15
김정욱 선교사 아내, 본보에 ‘중보기도’ 요청 편지
중국 단둥에서 북한 주민을 위한 선교와 구제사역을 펼치다 지난 9월 북한에 들어가 억류된 김정욱(50·사진) 선교사의 가족이 2일 한국교회에 구명을 위한 기도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가족들은 최근 김 선교사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며 정부가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 선교사의 아내 이모(48)씨는 이날 ‘김정욱 선교사에 대한 중보기도 요청’이란 제목의 편지를 국민일보에 보내와 “기독교계와 크리스천들의 진심 어린 중보기도를 요청한다”며 “김 선교사는 북한 땅에 사람 양육을 통한 선(先)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것에 초점을 두고 후(後) 구제 지원을 병행해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편지에 따르면 김 선교사는 목숨을 담보로 한 선교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친척 방문이나 노동을 위해 중국에 나온 북한 주민들을 직접 만나 성경공부를 시키는 등 북한 땅에 복음을 전하려고 노력했다. 이 때문에 중국 공안으로부터 수없이 감시와 조사를 받았다.
부인 이씨는 “이번 입북은 그 누구와도 연계되지 않은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결정한 행동이었다”며 “항간에 위조여권을 만들어갔다든가 양육했던 북쪽 사람이 유인해 들어가 밀고를 당했다는 등의 소문은 아직 추측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남편의 입북 사건은 북한의 복음전파 실태를 부분적으로나마 파악하고 싶었던 열정이 지나쳐 낳은 결과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의 억류 사실은 지난달 7일 북한이 ‘남조선 정보원 첩자’를 조사 중이라고 밝히면서 알려졌다. 이후 그가 중국 위조여권을 만들어 입국하다 체포된 침례교 소속 선교사였다는 내용이 드러났고 지금은 다양한 창구를 통해 구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씨 등 가족들에 따르면 김 선교사는 2006년 이전까지는 중국 등에서 탈북자 구출 사역을 펼쳤다. 그러던 중 라오스에서 붙잡혀 3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선교사의 형제들도 모두 선교사로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큰 형은 라오스 선교사로 활동 중 사망했으며 동생은 캄보디아에서 사역 중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