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열차 탈선 “과속·브레이크 결함 가능성”… 4명 사망
입력 2013-12-03 01:39 수정 2013-12-03 16:04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로 한국인 1명이 숨졌다. 사고 경위 조사는 운전사 과실이나 기기 결함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철로 자체에는 하자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경찰과 소당 당국은 1일(현지시간) 메트로-노스 하행선 열차가 선로를 이탈해 최소 4명이 숨지고 6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객차 안에서 발견된 1명은 퀸즈에 사는 한국인 안기숙(35·여)씨라고 뉴욕타임스 등이 전했다. 뉴욕총영사관과 외교부도 이 사실을 확인했다.
취업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안씨는 2009년 12월부터 뉴욕 인근 요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영주권 발급을 기다려 왔다. 사고 당시는 밤샘 근무 후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
나머지 사망자 3명은 외국인으로 모두 객차 밖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선로를 이탈하며 심하게 흔들리는 객차에서 바깥으로 튕겨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에드워드 킬더프 소방서장이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뉴욕에서 벌어진 열차 탈선 사고로는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냈다. 1991년 로어 맨해튼에서는 지하철 객차가 선로를 벗어나 5명이 죽고 150명 이상 다쳤다.
메트로-노스 열차는 오전 7시20분쯤 뉴욕시 브롱크스 스푸이텐 두이빌역 인근 강변 급커브 구간에서 탈선했다. 객차 8량 중 7량이 할렘강 쪽으로 쓰러졌다. 오전 5시45분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160여㎞ 떨어진 허드슨 밸리의 포킵시를 출발한 열차는 7시43분 맨해튼의 그랜드센트럴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한 승객은 W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열차가 정상 속도보다 상당히 빠르게 달린 것 같았다고 전했다. 열차 운전사는 경찰 조사관에게 브레이크를 작동했지만 속도가 떨어지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선로에선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커브 구간의 규정상 최대 속도는 시속 48㎞다. 커브 직전 구간(시속 113㎞)의 절반 이하로 감속해야 한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등 당국은 열차 운행기록 장치와 운전자 진술을 토대로 과속 및 기기 이상 여부와 철로·신호장치 상태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