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왕실 보물 한눈에 감상한다… 국립고궁박물관서 특별전

입력 2013-12-03 01:28


헝가리는 지정학적 특성상 주변국의 끊임없는 침략에 맞서 싸우고, 세계대전과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굴곡진 근현대사를 보냈다는 점에서 한국과 공통점이 많다. 하지만 헝가리 역사와 문화는 아직 우리에게는 생소하다. 내년 한국·헝가리 수교 25주년을 앞두고 17∼19세기 헝가리 합스부르크 왕가의 보물이 처음으로 서울 나들이를 했다.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이귀영)은 헝가리 국립박물관 소장품인 헝가리 왕실과 귀족사회의 유물 190점을 3일부터 내년 3월 9일까지 ‘헝가리 왕실의 보물’이라는 타이틀로 특별전을 마련했다. 10세기 스위스에서 출발한 합스부르크는 오스트리아 독일 헝가리를 지배하면서 유럽 최고의 명문가로 위상을 떨쳤다. 전시에서는 헝가리 통치시기에 꽃피운 합스부르크 왕실 보물을 선보인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됐다. 오스트리아 궁정화가인 에두아르트 구르크(1801∼1841)가 황제 대관식에 사용하는 왕관과 보주, 검 등을 그린 ‘신성한 왕관’ 그림이 화려했던 시절을 상징한다. 역시 궁정화가인 마틴 판 마이텐스(1695∼1770)가 그린 마리아 테레지아(1717∼1780) 황후 대관식 그림도 나왔다. 임신한 상태의 황후가 말을 타고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 이채롭다. 1867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성립을 선포한 프란츠 요제프 1세(1830∼1916)와 왕비 엘리자베스(1837∼1898)의 초상화도 출품된다. 백작부인 슈테파니아 프란다우가 프란츠 요제프 1세의 대관식 때 입은 연회복은 헝가리 귀족의 전통의상을 엿보게 한다. 귀족들이 차던 허리띠와 카네이션 및 장미 문양을 수놓은 베갯잇도 눈길을 끈다.

황제가 사용했던 의식용 갑옷과 방패세트도 볼만하다. 투구는 12개의 철판을 이어 만든 것으로 뒤쪽에는 장식 깃털을 꽂는 홈이 나 있고 리벳으로 목 보호대와 연결시켰다. 날 중앙에 왕의 모습이 장식된 칼과 은으로 만든 성경책 보관함도 선보인다. 주요 유물을 3차원 영상기술을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됐다. 무료 관람(02-3701-7500).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