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면서도 따스한 이미지 가진 나무

입력 2013-12-03 01:37


오페라갤러리 개관 5주년 기념 장 프랑소와 라리유·이길래 2인전

서울 논현동 오페라갤러리가 개관 5주년을 맞아 프랑스 화가 장 프랑소와 라리유(53)와 조각가 이길래(52)의 2인전 ‘Dream Blossom(꿈을 꽃피우다)’를 연말까지 연다. 두 작가의 공통점은 생명력 넘치는 나무를 소재로 삼아 작업한다는 것이다. 라리유는 화려하고도 강렬한 색으로 나무들을 그리고, 이길래는 강하면서도 따스한 이미지의 소나무를 조각한다.

어릴 때부터 프랑스의 주요 미술상을 거머쥐었던 라리유는 13세 때 만난 스승 장 라포르그로부터 도제식 미술교육을 통해 그림을 배웠다. 그의 작품은 아름답고 화려한 색의 향연을 제공한다. 마치 작품 안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환상적인 장면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 화면 속 풍경은 현실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상상하거나 꿈꾸는 풍경들이다.

동 파이프를 잘라 그 단면을 조각 작품으로 활용하는 이길래는 ‘철필로 하늘에 그림을 그리는 사내’로 불린다. 경희대 조소과를 나온 그는 서울에서 활동하다 10여 년 전 충북 괴산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이때부터 벌집처럼 구멍이 뚫려 있는 파이프를 잘라 붙여 소나무를 만드는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척박한 땅에서도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순수 자연에 대한 동경의 표현이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오페라갤러리는 작품 판매를 우선시하는 백화점식 갤러리다. 라리유는 개관 이후 여러 번 전시를 가져 한국 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작가다. 이길래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작품이 더 잘 팔린다. 오페라갤러리가 한국 작가를 초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명의 강인함과 대자연의 섭리를 상징하는 두 작가의 작품이 모던한 전시공간과 잘 어울린다(02-3446-0070).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