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주사 한방이면 끝! 종합 독감백신 나오나?

입력 2013-12-03 01:35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독감 예방을 위한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 매년 맞는 독감 백신이지만 그래도 감기는 걸린다. 또 독감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럼 왜 독감 백신은 매년 맞아야 하는 걸까?

엄밀히 말하면, 감기와 독감은 다른 질병이다. 우선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200개 이상의 서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이다. 이 중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독 독하기 때문에 독감이라고 불리는 것이며 우리가 매년 맞는 독감백신은 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기인한 감기에 한해서만 효과가 있는 것이다. 때문에 감기가 심하게 걸렸다고 해서 모두 독감이 아니며 독감 백신을 맞아도 감기에 걸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올해 개봉한 영화 ‘감기’ 역시 인플루엔자에 의한 재난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독감’이란 제목을 사용하는 편이 더 정확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왜 작년에도 맞은 독감 백신을 올해 다시 맞아야 하는 걸까. 독감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때문에 주기적으로 독감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표면 항원인 적혈구응집소와 뉴라민분해효소라는 돌기형태에 따라 여러 가지 아형으로 분류된다. 이처럼 다양한 아형의 인플루엔자가 또 다른 변이과정을 통해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생성하기도 한다. 매년 다른 모습으로 출몰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그 해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예측해 백신을 생산, 매년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결국 매년 독감백신을 접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와 같은 인플루엔자의 ‘다양한 변이’ 때문이다.

지금까지 변이가 심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에 하나의 의약품으로 이 인플루엔자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셀트리온이 항체신약 CT-P27을 개발하면서 독감을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CT-P27은 신종플루(H1N1), 아시아독감(H2N2), 조류독감(H5N1, H9N2)에 효능이 있는 CT-P22와 홍콩독감(H3N2), 조류독감(H7N2, H7N9)에 효능이 있는 CT-P25의 두 항체를 혼합해 만든 종합 항체치료제다. 사실 두 개의 다른 항체를 동시 투약할 경우 항체 간 간섭효과가 일어날 수 있어 약효의 시너지효과를 거두기보다는 부작용만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를 극복하면서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난이도 높은 기술이 필요하다.

셀트리온은 CT-P27에 대해 지난해 말 비임상 시험을 통한 동물에서의 효능 및 안정성을 확인, 올 상반기부터 영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했으며 지난 18일 임상 1상을 종료했다. 또 내년 상반기에 약효를 검증하기 위한 임상 2상에 돌입하게 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셀트리온의 경쟁력과 신약 개발의 혁신성에 주목해 개발 초기부터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최근 중국정부에서 관심을 표명, 함께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신종인플루엔자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연구개발 역량 강화 및 범 부처 협력체계 구축’을 목적으로, 2010년 11월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계기로 발족한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 사업단이 개발을 후원, 관리하고 있다.

장윤형 쿠키뉴스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