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도 울게 만드는 정맥혈전색전증
입력 2013-12-03 01:33
연예인들의 병영 체험을 다룬 ‘진짜 사나이’가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국방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고생하는 군인들의 일상이 화제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군인 중에서도 조종사나 항공기 승무원보다 보병, 포병, 전투병에서 정맥혈전색전증이 발생할 확률이 두 배나 높으며, 이는 장시간 서서 근무해야 하는 직업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통계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 정맥혈전색전증의 증가는 60대 이상에서 두드러지며 정형외과 수술이나 혈전 위험 인자를 가진 사람들의 장기비행과 같은 상황도 발병의 원인이다. 혈전 관련 질환은 일반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질환이지만 심각한 경우 급사의 가능성까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정맥혈전색전증은 고관절 또는 슬관절 치환술과 같은 주요 정형외과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수술 후 2개월 이내에 그 위험성이 더 높다. 이들 환자는 수술 도중은 물론 이후 회복 시에도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혈전 발생의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주요 정형외과 수술을 받은 후 예방요법을 받지 않은 환자들에서 심재성 정맥혈전증 위험이 40∼60%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정맥혈전색전증은 혈전 질환 중에서도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 중 하나다. 주로 다리의 심부정맥에 생기는 혈전에 의한 심부정맥 혈전색전증과 다리 정맥에서 생긴 혈전이 혈류를 타고 폐로 이동해 폐동맥을 막는 폐색전증이 여기에 해당된다. 피가 뭉쳐 ‘피떡’처럼 굳어진 혈전은 혈류를 타고 생명 유지에 중요한 신체기관인 폐나 뇌까지 이동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정맥혈전색전증이 발병하면 조기에 치료해 심각한 중증질환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정맥혈전색전증 치료 및 재발방지는 혈액의 응고를 억제해 혈전의 생성을 예방하는 항응고제의 투여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기존에 많이 쓰인 경구용 항응고제인 비타민 K길항제를 복용할 경우 반복적인 혈액검사가 필요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용량조절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 발현시간이 늦어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또한 특정 음식과의 상호작용이 있어 녹황색 채소나 청국장과 같은 콩 발효식품 등 여러 음식의 섭취가 제한된다.
최근에는 기존 치료제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정맥혈전색전증의 치료와 재발 위험 감소에 모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된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인 자렐토의 경우, 심재성 정맥혈전증 및 폐색전증의 치료와 재발 위험 감소에 있어 기존의 치료법과 대등한 효과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