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면역력 ‘뚝’… 대상포진 주의보
입력 2013-12-03 01:35
갑작스러운 한파와 함께 중노년층 건강질환에 비상등이 켜졌다. 예년보다 빨라진 추위와 유례없는 겨울 한파가 예상되면서 중노년층의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추위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는 요즘, 50대 이상에서 급격히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 대상포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상포진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요인 중 가장 중요한 원인은 면역력 저하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춥고 길어진 겨울에는 면역력 저하가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대상포진의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올해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진료 인원이 약 16만 명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8.3%로 나타났다. 대상포진은 전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특히 중년 이후는 더욱 대상포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실제 2012년 대상포진 환자 분석 결과 50대(25.4%)가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60대(17.8%), 40대(16.2%) 순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 이후 대상포진이 더 위험한 이유는 치료 후에도 만성적인 통증이 남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은 발병 초기 피부 발진과 가려움 등의 가벼운 증상 때문에 단순 피부병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실상은 피부가 아닌 신경절에 생기는 질환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거의 모든 환자들에게서 통증이 동반된다. 대체로 1∼2개월 지나서 사라지지만 일부에서는 지속되어 신경통으로 남게 된다. 대상포진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대상포진 환자의 9∼15%에서 발생하고, 대상포진을 앓은 60세 이상 환자의 경우 40∼70%에서 포진 후 신경통을 경험한다. 통증 양상은 다양하며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찬물을 끼얹은 듯한 느낌’과 같은 이상 감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지속적 통증은 수면방해, 우울증, 만성피로 등의 2차적인 문제를 낳기도 한다.
실제 대상포진 급성 통증과 환자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에서 대상포진 환자의 96%가 급성통증을 겪었으며 이들 환자 중 45%는 통증을 매일 겪고 있다고 보고됐다. SF-MPQ(Shot-Form McGill Pain Questionnaire)라는 통증 척도에 따르면 대상포진의 통증은 출산통이나 수술 후 통증보다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대상포진 바로 아래 단계 통증으로 만성 암 통증, 류머티스 관절염, 관절염보다 상위에 분류돼 있어 그 통증의 심각도를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통증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심하게 나타나고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지속되며, 때로는 수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으면 정기적으로 병원 검진 및 예방에 대한 전문의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