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징용 명단…자유한인보 3호 발견

입력 2013-12-02 16:27


[쿠키 사회] 충북 청주에서 일제 강제 징용자 명단이 수록된 ‘자유한인보’ 3호가 발견됐다. 사본이지만 당시 포로수용소의 생활상과 항일 운동을 연구하는 귀중한 사료가 될 전망이다.

2일 충청일보는 자사 자료실에 있던 1945년 11월 15일자 자유한인보 3호 사본을 공개했다.

자유한인보는 일제의 강제 징용으로 미국 하와이 포로수용소로 끌려갔던 한인들이 만든 소식지로 1945년 12월까지 7호를 발행했다. 현존하는 자유한인보는 독립기념관에 있는 7호 뿐이다.

이번에 공개된 한글로 쓰여 진 50쪽 분량의 자유한인보는 표지에 ‘1991, 4, 4’이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미뤄 이 시기에 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3호에는 우리나라 ‘자랑꺼리’ ‘세계 뉴-스’ ‘말썽꺼리(낱말퀴즈)’ ‘고담(古談)’ 등으로 나뉘어 있다. 1945년 11월 11일 이태리 포로들과의 축구 시합에서 한인들이 5대 3으로 패했다는 소식을 실은 ‘운동과 팀웍’라는 내용도 있다.

태평양 전쟁 당시 끌려갔던 포로들은 자신들의 의사에 따라 간단한 노동을 하며 미군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포로들은 소식지를 만들 수 있었고 돈을 모아 연합군에 기금도 낼 수 있었다. 이들이 자신들의 단결과 우호를 위해 수용소 내에서 만든 잡지가 자유한인보다. 편집·발행인은 박순동, 이종실, 박형무 등 학도병 출신들이었다.

독립기념관 김도형(53) 책임연구원은 “300부 정도가 발행된 자유한인보에는 당시 포로들의 반일 감정이 고스란히 표현됐고 포로들의 일상과 항일 운동 등을 알 수 있다”며 “독립기념관의 7호와는 다른 형태의 신문이어서 사료적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청주=국민일보 쿠키뉴스 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