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근 목사의 시편] 신경외과 의사와 교회성장
입력 2013-12-03 01:36
지난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인구 500만명이 사는 술라웨시 섬의 주요 도시로 인구 33만명이 사는 마나도의 베다니교회로 성회를 다녀왔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5000만명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이다. 통계에 의하면 인도네시아 크리스천은 약 4000만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선교사들에 의하면 실제로는 1억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 지금 인도네시아 교회는 부흥하고 있다. 1만명 이상 모이는 교회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내가 아는 목사님만 해도 수라야바에 있는 알렉스 목사, 자카르타에 있는 야곱 나누웨 목사 등 여러 분이 있다.
마나도에 있는 베다니교회는 시작한 지 10년이 안 되는데 주일 4000명이 출석한다. 마나도에서 제일 큰 교회이다. 원래 개척한 목사는 다른 곳으로 가셨고 후임이 없어 쩔쩔 매고 있을 당시 중보기도 팀장이며 신경외과 여의사인 레니 마토케를 성도들이 추천해서 하루아침에 담임목사가 되어 목회를 하기 시작하였다. 내가 부흥회를 갔는데 본인이 자신을 설명하기를 “저는 담임목사 할 자격이 없는데 성도들이 저보고 꼭 이 교회를 인도해 달라고 해서 지금 이 교회를 인도해 나가고 있습니다. 먼저 담임목사에게 인수받을 때는 700명 정도 출석했는데 지금은 주일에만 4000명이 출석하는 마나도에서 제일 큰 교회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교회는 남선교회도 없고, 여선교회도 없고, 풀타임 사역자도 많이 없이 교인들이 자체로 자원봉사하면서 교회를 운영해 나가고 있다. 어딘가는 조직화되지 않고 미숙한 것 같지만 성령의 역사로 교회는 부흥되고 있는 것이다. 이 교회는 담임목사에 대한 재정적인 부담이 없었다. 담임목사가 그 도시에서 명망 있는 의사이기 때문에 공신력도 가졌다. 또 풀타임 사역자 대신 교인들이 부서를 골고루 돌아가며 자원봉사하기 때문에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거의 없었다.
미국 장로교회가 부흥되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본 적이 있다. 그 내용은 미국 교회가 풀타임 사역자를 너무 쓰다 보니 교회 재정의 상당부분이 사역자의 생활비로 나가 선교와 전도, 교육에 돈을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미국 장로교회가 부흥하려면 전문사역자를 쓰기보다는 자원봉사자를 많이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목회 트렌드는 담임목사들이 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자카르타에 있는 J 목사는 1만명 모이는 교회의 담임인데도 무역업을 하면서 목회를 하고 있고, 싱가포르에서 3만명 이상이 모이는 교회의 C 목사도 양복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교회 부흥의 원인은 사역자들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목회의 트렌드가 앞으로 미래 교회의 지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목회자란 목회만 전념해야 한다는 것이 옳은 생각이라고 하지만 한 번쯤은 바울의 전략도 생각해봐야 한다. 바울이 세계 선교를 하면서 한편으로는 천막을 짓고 그것으로 생활해 나갔다. 한국교회에 풀타임 사역자가 있어서 좋긴 하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언젠가는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24시간 풀타임으로 목회하는데 왜 부흥이 안 되는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