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반정부 시위대 ‘국민 쿠데타’ 선언… 충돌로 최소 4명 사망
입력 2013-12-02 03:28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1일 방콕에서 화염병과 돌멩이를 던지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태국 경찰도 그동안 질서유지 차원에서 벗어나 최루탄과 물대포, 고무총탄을 사용하며 시위대 강제진압에 나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태국 정부가 치안유지를 위해 처음으로 군 병력을 방콕에 투입하면서 시위 진압과정에서 대량 유혈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30일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 간의 충돌로 최소 4명이 숨지고 103명이 부상당했다. 태국은 2010년 집권 민주당에 반대하던 집회 과정에서 군부의 무력진압으로 90여명이 사망하고 1700여명이 부상당하는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수텝 타웅수반 전 부총리가 이끄는 3만여명의 시위대는 이날 시내 8곳에 모여 자신들의 시위를 ‘국민의 쿠데타’로 규정했다. 수텝 전 부총리는 공무원들에게 2일부터 ‘휴무’에 돌입하고 시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1000여명의 시위대는 정부 청사에 화염병과 돌멩이를 던졌다. 일부 시위대는 국영 PBS방송국 등을 점거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경찰도 2만여명을 투입해 정부청사 진입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진입을 막았다. 경찰 관계자는 시위대를 향해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라며 “정부 청사로 진입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반정부 시위는 오는 5일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생일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푸미폰 국왕의 생일은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속에서 지내는 것이 관례였다. 앞서 30일에는 현 정부 사퇴를 요구하는 람캄행 대학생과 친 정부 노선의 ‘레드셔츠’ 시위대 간에 충돌이 발생해 최소 4명이 숨졌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