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골 하트 받으세요”… 현지 응원에 멀티골 보답
입력 2013-12-02 01:34
후반 32분 ‘손세이셔널’ 손흥민(21·레버쿠젠)은 곤잘로 카스트로가 중앙에서 왼쪽으로 내준 공을 받아 왼발 슈팅을 날려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관중석으로 보냈다. 관중석에선 손흥민의 어머니와 이모가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손흥민은 ‘효도 골’을 두 개나 터뜨렸다.
손흥민은 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13∼2014 분데스리가 14라운드 뉘른베르크와의 홈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쳤다. 지난달 9일 함부르크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손흥민은 3주 만에 멀티골(시즌 5, 6호)을 뽑아냈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의 맹활약에 힘입어 3대 0으로 이겼다. 리그 3연승을 달린 레버쿠젠은 승점 34를 기록, 선두 바이에른 뮌헨(승점 38)에 이어 2위를 지켰다. 지난달 27일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 0대 5로 대패했던 레버쿠젠은 자신감과 자존심도 회복했다.
왼쪽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36분 카스트로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골대 정면에서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날렸다. 공은 왼쪽 상단 그물을 흔들었다. 레버쿠젠은 후반 2분 슈테판 키슬링의 추가골로 2-0 리드를 잡았다. 손흥민은 후반 32분 쐐기골을 터트린 뒤 로비 크루스와 교체됐다.
독일 신문 ‘빌트’는 손흥민에게 양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1점(점수가 적을수록 높은 평가)을 부여했다. 반면 뉘른베르크에서 뛴 일본인 선수 하세베 마코토(5점)와 기요다케 히로시(6점)는 낮은 평점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이 이번 시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정규리그 경기에서 레버쿠젠은 모두 승리를 거뒀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정규리그 경기에서 다섯 골을 몰아넣어 기쁘다”며 “팀이 맨유에 크게 패한 뒤 거둔 승리라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인 것에 대해 “어머니와 경기장에 처음 오신 이모를 위한 것이었다. 이모는 날 보러 처음 경기장에 왔다. 그래서 깜짝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