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주둔 美 사령관 “2세 어린이 공습 사망 사과”
입력 2013-12-02 01:28
아프가니스탄 어린이가 무인기 공습으로 숨지자 미군 사령관이 직접 사과했다. 갑작스런 안보협정 연기로 몽니를 부리는 아프간을 미국이 달래는 모양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산하 국제안보지원군(ISAF)은 29일(현지시간) 조지프 던포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이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ISAF의 공습으로 아프간 어린이가 숨진 사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ISAF는 “민가가 공격 대상은 아니었으며 불행하게도 민간인 희생자가 공습 인근 지역에 있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공동조사를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8일 오전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서 미군 무인기가 민가에 폭격을 가해 2세 남자 어린이가 숨지고 여성 2명이 부상당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직접 성명을 내고 “미국이 우리 영토에서 아프간 국민의 안전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반발했다. 그는 특히 “이런 식의 공격이 계속되는 한 안보협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보협정은 내년 말 이후 미군을 포함해 최대 1만5000명의 병력을 아프간에 잔류시켜 이들에게 비전투 임무를 맡긴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달 24일 아프간 내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부족장회의 ‘로야 지르가’는 협정을 승인했으나 돌연 카르자이 대통령이 내년 4월 대통령 선거 이후에나 협정에 서명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미국을 당혹게 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은 무인기 사용이 아프간과의 동맹관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연일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