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정원교] 중국, 각 군에 대변인 둔 이유는?

입력 2013-12-02 01:28


중국 인민해방군 내에는 최근까지 대변인이 없었다. 국방부만 대변인 제도를 운영하면서 정례 기자회견을 진행해 왔다. 그랬던 중국군이 지난 21일 소위 ‘7개 대단위’에 대변인을 둔다고 발표했다.

새로 대변인 제도가 생긴 7개 대단위에는 우리의 합동참모본부 기능을 하는 인민해방군 4총부 가운데 총참모부를 제외한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가 들어갔다. 그리고 해군, 공군, 제2포병(전략미사일부대), 무장경찰이 포함됐다.

중국군은 처음으로 뽑힌 대변인 명단도 공개했다. 다른 곳은 각각 1명이지만 해군은 2명이었다. 해군의 경우 중대한 군사행동이 많은 점이 고려됐다는 것이다.

대변인들은 각 조직의 선전부 부장이 주를 이뤘다. 이에 비해 해군 대변인은 선전부가 아닌 작전부 부부장(해군사령부)과 해군 군사학술연구소 4실 주임이 임명됐다. 이들 8명의 계급은 대교(大校·준장급) 6명, 상교(上校·대령급)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방송인 등을 길러내는 명문 중국전매(傳媒)대학에서 집중적인 실무훈련을 받기도 했다. 중국군은 대변인 제도 확대를 “자신감의 발로”라고 당당히 밝혔다.

중국군은 앞으로 군내 다른 대단위에도 대변인을 둘 계획이다. 대단위는 4총부와 7대 군구, 해군, 공군, 제2포병, 무장경찰, 군사과학원, 국방대학, 국방과기대학을 가리킨다. 이 가운데 지역 방어를 기본으로 한 육군 위주 통합군인 7대 군구는 육·해·공군 및 제2포병을 망라한 실질적 통합군 개념인 ‘5대 전구(戰區)’로 바뀔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되는 점은 중국이 각 군에 따로 대변인을 둔다고 발표한 이틀 뒤인 지난 23일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치를 발표했다는 사실이다. 관련 당사국들과의 선전전에도 대비했다는 짐작이 간다.

아니나 다를까. 초대 공군 대변인 선진커(申進科·상교) 공군 대외선전판공실 주임은 이번에 언론 노출 빈도가 높다. 지난 29일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미·일 초계기 조기경보기 등에 대응해 중국 전투기가 처음으로 긴급 발진한 사실을 발표한 당사자도 바로 그다.

새로 임명된 중국군 대변인들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지 않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들이 바쁜 건 동북아 정세가 복잡해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테니까.

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