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걸이로 범인 잡는다

입력 2013-12-02 01:32

사람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는 걸음걸이를 분석해 범인을 가려내는 첨단 수사기법이 본격 도입된다.

경찰청은 해외에서 새로운 수사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걸음걸이 분석(gait analysis)을 발전시키기 위해 의사 등 전문가 13명과 과학수사 경찰관으로 구성된 ‘걸음걸이 분석 전문가 협의회’를 구성한다고 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얼굴이 제대로 찍히지 않은 CCTV 영상으로도 용의자를 식별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걸음걸이 분석이 가장 발달한 영국에서는 분석 담당 의사의 법정 증언이 증거로 인정된다. 국내에선 지난 5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자택 화염병 투척 사건에서 경찰이 용의자의 걸음걸이를 분석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으면서 알려졌다.

협의회는 영국 등 선진국의 기법을 연구하면서 실제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의뢰를 받아 분석 작업을 진행한다. 참여 예정 전문가는 박문석 서울대분당병원 정형외과 교수 등 의료인 9명과 전자·컴퓨터공학 전문가 3명, 변호사 1명 등이다. 원 전 원장 자택 화염병 사건 당시 경찰에 도움을 줬던 영국의 족부의학 전문가이자 걸음걸이 분석 권위자 헤이든 켈리 박사도 자문의원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