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 전쟁 2라운드 막 올랐다
입력 2013-12-02 01:31
“카제인 나트륨에 이어 인산염도 뺐습니다. 노이즈 마케팅이라 비난하더라도 커피믹스 첨가물을 줄이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남양유업 김웅 대표는 지난 29일 전남 나주시 금천면 커피 전용공장 완공에 맞춰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커피믹스 신제품인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누보’를 출시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남양유업이 인산염을 앞세워 커피믹스 전쟁 2라운드를 선언한 것이다.
간담회에서 남양유업은 2일부터 출시하는 카페믹스 누보에서 인산염을 뺐다는 것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인산염은 크리머의 산도조절 기능을 한다. 인산염은 인·나트륨·칼륨 등이 결합한 물질로 식품의 산성 농도를 조절해 단백질을 비롯한 원료들이 잘 섞이게 돕는다. 그러나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체내 칼슘 함량과 불균형을 이뤄 골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남양유업 측 설명이다.
이 같은 주장에 ‘커피믹스 종가’인 동서식품이 1일 강력히 반발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불확실한 근거로 소비자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남양유업이 과거에 우유 속 단백질인 카제인을 위험한 것처럼 알리더니 어린이 치즈, 분유, 두유, 우유 등에도 들어 있는 인산염을 위험하다고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시를 앞두고 일부 대형마트 진열대에 상품이 진열되면서 인터넷에도 “남양유업이 또 다시 ‘공포 마케팅’에 나섰다”는 비난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남양유업은 지난 2010년 커피 시장에 진출한 뒤 타사 커피믹스 속에 들어가는 카제인 나트륨 문제를 끌어올려 공포 마케팅에 성공한 바 있다. AC닐슨 자료를 보면 2011년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의 점유율은 각각 81.0%, 6.5%였지만 지난 10월엔 83.5%와 11.0%로 집계됐다.
논란을 의식한 듯 남양유업도 ‘공포 마케팅’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남양유업 측은 “칼슘과 인은 1대 1 비율로 섭취해야 한다. 인을 많이 먹어서 문제가 아니라 칼슘과의 섭취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게 문제”라며 “기존 커피믹스는 칼슘 없이 인산염만 과다하게 함유돼 있어 이번에 인산염을 사용하지 않고도 맛을 낼 수 있는 새 제품을 만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남양유업은 나주 커피공장과 카페누보 출시를 앞세워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문을 연 커피공장은 영업이익 5년치에 해당하는 2000억원을 투자해 세웠다. 연간 7200t의 동결 건조 커피, 50억개의 커피믹스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남양유업은 2016년까지 국내 커피시장 점유율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에도 1000억원어치를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